2025년,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눈과 마음이 다시 바티칸을 향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새로운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Conclave)가 곧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신성한 선거가 있다면 바로 교황 선출(콘클라베) 일 것입니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벌어지는 이 신성한 절차는 천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오늘은 교황 선출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살펴보며, 왜 이 선거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교황 선출의 역사
1. 교황 선출의 기원
초기 기독교 시대에는 교황을 지금처럼 투표로 선출하지 않았습니다.
성 베드로의 후계자로 여겨지는 교황은 로마의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의 동의 아래 자발적으로 추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로마 황제의 간섭이나 정치적인 영향력이 개입하게 되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출 방식에 제도화가 필요했습니다.
2. 콘클라베의 시작 : "문을 잠그라!"
현재의 교황 선출 제도인 콘클라베는 1274년, 제2차 리옹 공의회에서 공식화되었습니다.
이 용어는 라틴어 cum clave("열쇠로 잠금")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기경단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투표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계기는 1268년부터 1271년까지 무려 3년간 교황을 선출하지 못한 사건 때문입니다.
이를 보다 못한 시민들이 추기경들을 감금(!)하고, 음식도 제한하며 압박한 끝에 교황이 겨우 선출되었고, 이 경험이 오늘날의 콘클라베 형식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3. 투표 방식과 '흰 연기, 검은 연기'
교황 선출은 비민투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후보자 중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어야만 당선이 확정되며, 이는 협의와 기도를 중시하는 교회의 전통을 반영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색깔입니다.
검은 연기 : 선출 실패
흰 연기 : 새 교황 선출 성공!
이 단순한 신호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가장 긴장되고도 감격스러운 순간을 전달합니다.
4. 역사 속 이색적인 교황 선출
1417년 콘스탄츠 공의회에서는 3명의 교황이 존재하던 서방 교회 대분열을 끝내고 마르티노 5세를 선출해 가톨릭 교회의 질서를 회복했습니다.
1903년 교황 선출 과정에서는 오스트리아 황제가 반대권을 행사해 한 후보자의 선출을 막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런 세속 권력의 간섭은 완전히 금지되었습니다.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 455년 만의 비이탈리아 출신 교황 탄생.
2013년 첫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 '프란치스코' 당선
5. 현대의 변화 : 디지털과 전통의 공존
오늘날 콘클라베는 전통을 유지하되, 보안과 절차는 한층 엄격해졌습니다.
휴대폰이나 전자기기는 완전히 차단되고, 바티칸 내부의 통신도 철저히 통제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 언론은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만 바라보며 실시간으로 흰 연기를 기다립니다.
6. 투표는 어떻게 진행될까?
① 추기경단이 시스티나 성당에 입장하면, 문이 잠깁니다.
② 이후 매일 오전 • 오후 두 차례씩 투표하며, 전체의 2/3 이상 득표자만 당선됩니다.
③ 선출 실패 시, 굴뚝에서 검은 연기, 선출 성공 시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④ 새 교황은 즉시 자신의 이름을 정하고, 곧바로 전 세계에 그 존재를 알립니다.
‖ 2025년 콘클라베 진행 방식
1. 일정 및 장소
시작 시기 : 교황 선종 후 15~20일 이내, 즉 5월 초 ~중순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소 :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됩니다.
2. 참여자
투표권자 : 교황 선종일 기준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들로, 현재 약 135명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3. 투표절차
투표 방식 : 첫날은 한 차례, 이후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투표가 진행됩니다.
당선 요건 : 전체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 득표가 필요합니다.
결선 투표 : 13일간 투표했는데도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 2명을 놓고 결선 투표를 치릅니다.
이때도 3분의 2 이상 득표해야 교황으로 선출될 수 있습니다.
오전 2회, 오후 2회로 하루 총 4회 투표한다.
콘클라베 개시일 오전엔 미사가 있기에 오후 1회에만 투표한다.
3일째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추기경들은 4일 차에 ‘성찰을 위한 휴식‘을 하고 5일 차에 투표를 재개한다.
지난 100년 동안 열린 일곱 차례 콘클라베는 모두 4일 안에 결론이 났다.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모두 이틀 만에 선출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콘클라베‘에 따르면 투표 사이사이 쉬는 시간에 치열한 물밑 선거전이 펼쳐진다.
4. 보안 및 격리
격리 생활 : 추기경들은 교황청 내 산타마르타의 집에서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생활을 하며, 전화, 인터넷, 신문 등 외부와의 소통이 금지됩니다.
보안 조치 : 바티칸 경찰은 전자 보안장치를 동원해 규정 준수 여부를 감독합니다.
5. 연기 신호
검은 연기 : 선출 실패를 의미합니다.
흰 연기 : 새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 2025년 콘클라베의 주요 관전 포인트
1. 이념·대륙 파벌로 결과 예측 가능한가
낙태, 동성애, 여성 사제 서품 등 첨예한 주제에 대한 견해에 따라 가톨릭 내에도 보수·진보파가 있다.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가톨릭의 ‘전통 주류‘를 대표하며 작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유럽과 북미,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대륙별 추기경 구성이 콘클라베에 영향을 끼친다.
생전 교회 내 부패와 성 착취를 엄단한 프란치스코가 추기경단 135명 중 80%를 임명했다는 점도 큰 변수다.
프란치스코가 자신의 교회 개혁을 완수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도로 추기경단 ‘물갈이‘를 했다는 해석도 있다.
2. 한국인 교황 나올 수 있을까
2013년 콘클라베 때 남미 출신인 프란치스코는 이른바 ‘유력 후보‘가 아니었다.
당시 추기경단은 보수 성향이 강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가 심금을 울리는 소견 발표 등을 통해 추기경단의 마음을 움직여 진보파·비유럽권 표뿐 아니라 일부 유럽권 표까지 얻는 데 성공해 당선됐다고 알려졌다.
현재 추기경단은 아시아 출신이 20% 가까이 된다.
투표가 거듭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남미 등 비유럽권 표심이 결집한다면 한국인 유흥식 추기경을 포함해 역대 최초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하는 ‘반전‘도 가능하다.
교황 선출은 단순히 '누가 리더가 될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가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인가, 전통과 변화 사이에서 어디에 중심을 둘 것인가 그리고 그 시대의 영적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곧 그 흰 연기를 보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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