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도둑고양이 야생고양이 뭐라고 불러도 좋아요 해치진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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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길고양이 도둑고양이 야생고양이 뭐라고 불러도 좋아요 해치진 말아주세요!!

by 셔니74 2021.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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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우리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족이 있어요.

우리를 좀 편하게 여기고 다가와 주면 좋겠는데 반가워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아요.

그런 모습이 가끔 서운하기도 해서 투덜거려 보지만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기에 짠한 마음이 듭니다.

 

그 가족 아닌 가족을 소개하자면 바로 이 녀석인데요.

이름 : 모래🐱

나이 : 알수없음

성별 : ♀

 

예쁜 모래색 털을 가지고 있어서 이름을 모래로 지었어요!

이름 잘 지었죠? 근데 쟨 자기가 모래인지도 모를걸요?

우리끼리 '모래 왔다 갔어' '오늘 모래 몇 번이나 왔어'... 그럴 때 쓰는 이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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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을 다녀가기 시작한 게 벌써 1년 하고도 4개월, 이 정도면 정들 때가 되었는데 아직도 데면데면해요.

다른 길고양이들은 먹이만 줘도 잘 따르고 애교도 부리고 하던데...

요 녀석은 1년이 넘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고 눈치 보면서 밥을 먹는답니다.

 

 

우리가 처음 모래를 만난 건 작년 여름이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새끼와 함께 나타났는데 몰골이 몰골이 정말 말이 아니었어요.

못 먹어서 가죽밖에 남지 않은 데다가 털은 빗자루마냥 뻣뻣하고, 꼬리도 짧고... 

그 와중에도 새끼를 챙기는 모습이 짠하더라구요.

마땅히 고양이에게 줄 만한 게 없어서 다이어트한다고 사다 놓은 닭가슴살을 며칠 줬더니 좀 볼만해 지더군요.

 

 

우리 집을 주기적으로 들리기 시작하고도 몇 차례 임신을 한 듯 배가 불렀다 꺼지기를 반복했는데 새끼들은 볼 수 없었어요.

집이 어디인지, 어디다 새끼를 낳았는지, 새끼들은 몇 마리나 낳았는지, 살아 있는지 궁금한 게 많았지만 대화가 안 되니 알 수가 없네요.

그냥 우리 집에 자리를 잡으면 좋겠는데 모래가 보기엔 안전한 곳이 아닌가 보죠ㅠ?

 

그래도 이제는 우리 집을 전용 식당 정도로는 여겨주는 것 같아요.

원하면 아무 때나 와서 먹튀 하는데  5Kg짜리 사료를 한 달에 한 번은 주문할 정도로 먹성은 얼마나 좋은지 🙀

(사실 다른 길냥이들이 가끔 외식을 나오기도 해요ㅎㅎ)

 

 

밥 줄 땐 꼬리를 바짝 세우고 애교 섞인 소리로 왜 이제 나왔냐고 뭐라고 하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하지만 배를 채우면 쌩하고 가버리는 그 시크한 모습이 가끔은 얄미울 때도 있답니다.

 

한 달 전쯤엔 모래가 며칠을 안 오는 거예요.

새끼를 낳을 때가 아닌데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다른 맛집이 생겼나 싶기도 하고, 결국 그렇게 어디선가 죽었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며칠 만에 나타난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세상에 왼쪽 뒷다리를 거의 바닥에 닿지도 못하게 들고 다니는 거예요😿

뼈가 부러졌나 싶어서 병원에라도 데려가고 싶었지만 그 와중에도 얼마나 빠르던지 잡을 수가 없었어요.

계속 잡으려고 시도하면 우리가 자기를 해치려 한다고 생각할까 봐 어쩔 수 없이 며칠 두고 봤어요ㅠ.

절뚝거리기는 하지만 점점 나아지더라구요.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답니다🐈

 

 

그런데 다리를 다친 뒤로 모래 행동이 조금 달라졌어요ㅠ

제가 사료를 주려고 손을 내밀면 몸을 숨기는 거예요.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일부러 다치게 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되네요.

다른 가족들에 비해 유독 저한테만 그러는 걸 보면 저랑 비슷한  사람이 아프게 했나 싶기도 하고ㅠ

물론 길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밤새 시끄러울 때도 있고 가끔 무섭기도 하니까..

하지만 나쁜 마음으로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안전한 곳에서 편하게 지내지 못하는 게 고양이들의 잘못은 아니니까요.

우리가 돌봐주진 못하더라도 길고양이들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진 말아주세요😿

 

지금까지 우리 집 명예 가족 모래를 소개했는데요.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들이 길에서든 집에서든 행복하길 바라면서 이만 마칠게요.

 

오늘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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