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당일치기 여행, 금오도 비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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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수 당일치기 여행, 금오도 비렁길!!

by 셔니74 202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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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아무런 계획 없이 딸과 함께 무작정 여행을 떠났어요.

목적지를 따로 정하지 않고 그냥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제일 먼저 출발하는 배를 타기로 하고...

어느 섬으로 갈지 정하지도 않고 그렇게 새벽에 집을 나섰네요.

새벽 5시 45분 여수 여객선 터미널 도착.

안으로 들어온 우리는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중에 같은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목적지인 연도를 가기로 결정했어요.

여객선 운행시간표를 보니 출발하는 배의 마지막 종점지이더라구요.

분명히 연도를 간다고 했는데 표가 역포로 되어있다는 것은 포스팅하면서 알게 되었네요. ㅠㅠ

요금은 15,800 × 2 =31,600

그렇게 우리는 연도를 향하여 출발했어요.

06시 20분.

여수항을 떠나 돌산대교를 지나 드넓은 바다로 출발.

바닷바람이 끈적여서 머리카락이 칙칙해지는 게 싫기는 했지만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라 설레고 넓은 바다 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기만 했어요.

앞으로 어떤 일이 우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연도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배 안에서 폭풍 검색을 했고 곧 아주 큰 문제를 알게 되었는데요.

연도에는 슈퍼도 편의점도 무엇보다도 식당도 하나가 없다네요. 헐~

민박을 하지 않으면 모든 먹거리를 다 개인이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나오는 배는 4시 넘어서 있다는 것.

우리에게 있는 건 지갑과 커피 두 잔... 에구 어찌해야 하는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 그나마 조금 큰 섬인 금오도로 목적지를 바꾸기로 했는데요.

금오도를 가려면 여천항에서 내리면 되더라구요.

가장 멀리 있는 섬 연도를 가려다가 가장 가까운 여천항에 가게 되었어요.

배 값이 조금 아깝긴 했지만 하루 종일 굶을 수는 없으니까. ㅠㅠ

하지만 금오도에 대한 것도 무지한 건 마찬가지여서 걱정을 한가득 안고 도착했네요.

배에서 내리자마자 배 도착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버스 기사 아저씨와 주민분들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우리는 금오도 비렁길 3코스를 타게 되었답니다.

참고로 비렁길은 5코스까지 있더라고요.

처음 출발할 때의 마음은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예쁜 사진도 많이 찍고 힐링하고, 맛집 가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오는 거였는데 예상치 못하게 등산을 하고 왔어요. ㅎㅎ

 

버스기사 아저씨는 저희를 내려주시면서 다시 여수로 들어갈 거면 10시까지 다시 이곳으로 나오면 버스가 있을 거라는 말씀만 남기고 떠나셨어요.

 

'여기는 직포마을, 아무도 없다.'

 

버스를 타고 직포에서 내리면 작은 마트와 식당이 한 곳 나와요.

마트를 지나 조금 더 산 쪽으로 들어가면 비렁길 3코스 입구가 있어요.

여기서 학동 방향으로 가는 것이 3코스!

혼란스럽긴 했지만 일단 즐기자는 생각으로 갈바람통 전망대를 향하여 발걸음 가볍게 출발했어요.

그렇게 어렵게 비렁길 3코스를 만나게 되었네요.

두려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에 점점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맴돌던 걱정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땀이 채워 갈 때쯤 갈바람통 전망대에 도착해서 얼마나 '와, 와'를 외쳤는지ㅎㅎ

너무나 멋진 경치와 뻘뻘 흘리고 온 땀을 단 번에 씻어 주는 시원한 바람에 환호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아무도 없는 우리만의 세상.

갈바람통 전망대는 낭떠러지랍니다. 밑을 보면 아찔!

이른 아침 낚시 배도 볼 수 있었답니다. 많은 분들이 모여서 낚시를 하러 나오셨어요.

우리가 만난 두 번째 전망대인 매봉 전망대.

3코스의 중간지점이자 핵심 지점이랍니다.

쌍안경도 있어 날씨가 좋으면 멀리 있는 섬들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아침 안개 때문에 못 봤지만요...ㅎㅎ

드디어 저기 출렁다리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버스 기사 아저씨가 출렁다리를 지나면 지름길이 있다고 그리로 내려오라고 하셨거든요. 얼마나 반가웠던지...

(이른 아침 공복 산행이 정말 쉽지가 않더라구요ㅠ)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출렁다리 바닥에 유리가 깔려 있어서 얼마나 무서웠던지 다리를 펴지도 못하고 얼른 뛰었어요.

그래도 길이가 그리 길지 않고 대부분은 나무로 되어있어서 저에게는 스릴 넘치고 재밌었던 다리였답니다.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얼마나 발걸음도 가벼워지던지 몰라요.

처음엔 즉흥적인 여행에 일이 약간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오래간만에 딸이랑 많은 얘기도 하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어떤 여행 보다도 즐거웠어요.

출렁다리를 건너고 만난 안내 표시에 따라 우리는 직포 마을로 다시 내려왔답니다.

저기 보이는 마을이 직포 마을인가 봐요.

정말 오랜만에 개구리도 만났어요. 얼마나 컸던지 깜짝 놀랐네요. (아래 사진에서 개구리를 찾아보세요!)

사실 이 날 뱀도 만났답니다.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뱀이 아주 빠른 것도 있었지만 일단 너무 무서워서 뱀이다 하고 그냥 가만히 서서 보기만 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여름 산행엔 뱀 조심하세요!

이렇게 우리는 2시간 정도의 산행을 마치고 10시경에 다시 그 버스 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원래 노선대로라면 여천항이 종점이었지만 여천항에서 여수를 가려면 다른 섬을 또 거쳐서 가야 한다고 하시며 저희를 금오도의 다른 항구인 함구미 선착장까지 바래다주시고 아저씨는 다시 여천항으로 돌아가셨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섬 주민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더욱 따뜻한 시간이었어요.

다시 한번 정말 감사했습니다!!

 

11시 10분. 이제 다시 여수로 나갑니다~~

함구미에서 여수까지 1시간 30분 동안 아무도 없는 객실에서 여수 가면 점심 뭐 먹을 건지 열심히 상의하고 왔어요.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라 처음엔 좀 꼬이기는 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경치 덕분에 좋은 추억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이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정~말 길었던 금오도 여행은 마무리가 되었어요!

 

우리는 잘 몰라서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로 갔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돌산에 있는 신기항에서 금오도 가는 배는 자주 있고 운임도 더 저렴하다고 합니다.

 

 

# 금오도 비렁길

비렁은 여수 말로 벼랑이라는 뜻이랍니다.

남해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해안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되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비렁길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밀려드는 천 길 낭떠러지의 벼랑길 사이에는 조선 왕실 궁궐 건축 목재로 사용될 황장목이 자라는 금오 숲이 있는데 이 숲은 인어공주, 혈의 누, 김복남 살인사건 등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총 5개의 코스로 구성되며 이 중에서도 3코스가 가장 핵심이라고 하니 당일치기로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 딱 좋은 금오도 비렁길!혼자서, 가족과, 친구와 함께 방문하면 몸도 마음도 더욱 건강해질 거예요.

 

저는 이번 여행으로 가끔은 계획 없이 일단 나서보는 것도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여러분도 고민하지 말고 시간이 난다면 바로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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